데스크톱 PC 조립하기(1) : 시작, 부품의 선택(1), CPU

2020. 2. 16. 03:58컴퓨터

데스크톱 PC를 처음 조립해 본 게 1990년대 초반이었다. 오래 전이라 정확한 스펙도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CPU는 펜티엄이었던 것 같다. 메인보드 점퍼를 개별적으로 설정해줘야 해서 조립할 때 애먹었던 기억이 난다.

최근 PC 조립은 거짓말 살짝 보태서 부품 사서 메인 보드에 잘 꼽은 다음 메인보드를 케이스에 설치한 후 전원선만 연결하면 된다. 밥 로스의 참 쉽죠?”가 생각난다. 물론 실제로 해보면 엄청난 손의 상처들, 안 맞는 볼트들, 부팅 안되는 현상 등 별에 별 일이 다 생긴다.

2012년에 디아블로3를 재미있게 해 보려고 데스크톱 PC를 조립했었다. 그 때 조립하면서 이제 다시는 조립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작년 말에 또 한 대를 조립했다. 작년 말에도 마찬가지로 이제 내 인생에 다시 조립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대로 될는지 모르겠다.

최근에 조립한 PC를 기준으로 어떻게 부품을 선택하고 조립했는지를 정리해 본다.

 

첫 단계로 CPU의 선택이다.

종류가 엄청나게 많은 CPU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스레드리퍼나 제온급의 하이엔드 CPU를 고려중이라면 이 글을 읽을 필요가 없을 테니 일단 제외한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3990x, 64코어, 128쓰레드, 엄청난 성능과 엄청난 가격(500만원 넘는다)

 

 

피카소나 샐러론급을 고려하고 있다면 강력하게 노트북을 추천한다. 문서편집, 웹서핑, 영상감상 등이 목적일 텐데 노트북으로도 가능하다. 저가형 노트북이 많이 출시되어 40만 원이면 i3나 피카소급의 노트북을 살 수 있다. 물론 성능이 약간 떨어지고 가격은 약간 비싸겠지만, 대신 작지만 모니터가 하나 추가되고, 부피는 비교도 안 된다.

 

40만원인데 AMD 3200u CPU에 SSD까지 달려있다. (HP 15-db1040au)

 

 

최근 노트북 성능의 향상으로 이제 가벼운 작업은 노트북으로도 충분하다. 그렇다면 PC를 조립하는 목적은 게임, 영상편집 등 무거운 작업이 될 것인데, 적합한 CPU는 인텔의 i5, i7, i9, AMD의 라이젠 3500, 3600, 3700, 3800, 3900 정도다.

작년에 출시된 AMD의 라이젠 CPU는 인텔의 i-시리즈를 능가하는 성능이라 라이젠 발표 이후 AMD CPU 판매량이 인텔 CPU 판매량을 앞질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이란 좋은 일이다. 라이젠 CPU 출시 후 인텔은 CPU 가격을 인하하였다. 소비자에게는 좋은 현상이다.

CPU 선택은 가성비인데 인텔의 가격인하로 인텔 CPU도 가성비가 좋아졌다.

AMD CPUCPU 자체의 가성비는 인텔보다 좋지만, 메인보드가 인텔 CPU 제품에 비해 비싸다. CPU의 가성비는 CPU 자체의 가격에 메인보드의 가격까지 더해서 봐야 한다.

CPU는 가능한 금액 내에서 최고 성능을 고르는 게 좋다. 가성비 제품을 찾는다면 인텔 i5-9400F, AMD 라이젠 3500X 정도이다. 글 작성일 기준으로 둘 다 17만 원 정도의 가격이다.

진정한 가성비를 찾는다면 한 세대 이전의 CPU를 고려해 볼 수 있다. 1~2년 차이인데 가격은 많이 싸다.

나는 라이젠 3700X를 선택했는데, 내가 쓸 수 있는 금액 내에서 가장 높은 성능이었기 때문이다. 라이젠은 7nm 제조 공정인 것도 선택의 이유 중 하나였는데, 사실 상관은 없지만 써보고 싶었다. 이전에 쓰던 조립 PCCPU가 i5-3470이었는데, 5년쯤 됐을 때 좀 더 고사양으로 조립했어야 한다는 후회를 해서 이번에는 더 고사양을 선택하기도 했다.

 

아래 그림은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CPU 인기순위인데, AMD의 우세, 가성비 CPU인 i5-9400F가 보인다.

AMD의 우세

 

CPU를 선택하는 방법은 PC를 조립하기 위한 총예산을 결정하고 그 예산 내에서 최대 성능의 CPU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려면 이 CPU를 선택했을 때 전체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결국 전체 부품을 고른 후 다시 돌아봐야 한다. 끝까지 한 번 가봐야 CPU를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최대 250만 원을 한도로 잡고 선택을 시작했는데, 다른 부품들을 좀 좋은 걸 썼더니 선택할 수 있는 최대가 3700X였다.

 

다음에는 그래픽 카드 선택에 대해 정리하겠다. 램, 메인보드 다 건너뛰고 바로 그래픽 카드로 가는 이유는 제일 비싼 부품이기 때문이다.